최근 세계 자동차 업계의 화두로 급 부상한 전기차는 100년전, 이미 유럽에서 개발돼 판매까지 된 베스트셀링카였다. 

전기차는 1896년 벨기에의 자동차광 까뮈 제나티가 탄환모양의 자동차로 시속 100km를 돌파하면서 본격적인 힘과 속도 경쟁이 벌어졌다. 이후 100km 이상의 속력을 과시하는 새로운 전기차들이 속속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럽에서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전기차는 미국으로 건너와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 유럽에서 찬밥신세가 된 전기차는 1900년대 초반부터 1920년대까지 운행이 됐다.

당시 미국 뉴욕에서 운행된 전기차의 숫자는 유럽 전역보다 많은 2000여대에 달했다. 미국 전역에서는 한 때 3만여대 이상의 전기차가 운행됐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전기차의 인기 비결은 단순했다. 당시 패트롤식 자동차의 시동을 걸기위해서는 크랭크 핸들을 사용해야 했고 이는 적지 않은 힘과 함께 간혹 역화 현상으로 사람의 팔이 부러지는 일까지 종종 발생했다.

반면 전기차는 요즘의 버튼 시동키와 같이 간단하게 시동을 걸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전기차는 특히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시동이 간편한 반면 주행거리가 워낙 짧아 이동거리가 많지 않은 여성들에게 가장 적합한 기능을 제공한 것도 이유다. 

한편 미국의 대표적인 자연사 박물관인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은 전기차 탄생 100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기획해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세계 자동차 산업이 "100년전 전기차 시장으로 회귀"하는 듯한 암시를 담은 이번 전시회는 당시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1904년식 전기차 '콜롬비아(사진)'가 출품됐다.

또한 최초로 배터리를 이용해 스타트 모터와 헤드라이트를 구동한 1913년식 포드의 모델 'T'(페트롤식) 등도 전시된다. 을 전시하고 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역사상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던 전기차 콜롬비아와 포드의 모델 'T'를 함께 전시하는 것은 간편한 시동장치 하나가 바로 전기차의 장점을 잠식하며 역사에서 사라지게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관계자는 "내년 초 시작될 전시회에 크리스 페인의 영화 "누가 전기차를 죽였나"도 상영해 지난 100년 동안 전기차의 역사와 문화, 물리적 발전을 그리는 한편, 전기차 시장이 완전하게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누가 전기차를 죽였나"는 1990년대 말 GM이 개발한 순수전기차 EV1이 석유사업자 등의 음모에 의해 사라지게됐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